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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를 8년 넘게 하면서 가장 아깝다고 느낀 돈은 세금이 아니라 들어오지도 못할 물건에 쓴 돈이다. 관세와 부가세는 계산하면 나오지만, 통관 단계에서 막히는 물건은 반송비나 폐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결제 금액을 거의 돌려받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장바구니에 담은 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 물건이 애초에 들어올 수 있는 물건인지부터 따로 확인한다. 이 글은 그 확인을 품목별로 어디서 하는지 정리한 가이드다. 들어올 수 있는 물건이 목록통관으로 가는지 일반 신고로 가는지는 3편에서 다뤘고, 여기서는 그보다 앞 단계인 반입 가능 여부만 본다.
막히는 물건은 대체로 네 묶음이다
관세청 특송물품 통관 안내를 보면 목록통관에서 빠지는 물품으로 의약품, 한약재, 야생동물 관련 제품, 검역 대상 농림축수산물, 건강기능식품, 식품류·주류·담배류, 일부 화장품 등이 나열돼 있다. 목록통관에서 빠진다는 말이 곧 반입 금지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 품목들은 별도의 법령 요건을 거쳐야 해서 결제 전에 확인할 것이 많다. 직구에서 자주 부딪히는 것만 추리면 식품과 영양제, 의약품, 고기가 들어간 가공식품, 전파를 쓰는 전자제품 네 묶음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네 묶음은 담당 기관이 서로 다르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육류와 육가공품은 농림축산검역본부, 무선 전자제품은 전파법을 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쪽 기준을 따르고, 관세청은 통관 단계에서 이 요건들을 확인한다. 한 곳에서 다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직구에서 헷갈리는 이유라고 본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차단목록부터 검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이어트, 근육 강화, 성기능 개선 등을 내세운 해외직구 식품에서 부정물질이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성분이 확인되면 관세청에 통관 차단을 요청하고, 그 제품 정보를 식품안전나라의 해외직구 위해식품 차단목록에 올린다. 공공데이터포털 설명에 따르면 이 목록은 상시 현행화된다. 목록에서는 제품명이나 검출성분으로 검색할 수 있으니, 사려는 제품의 영문 이름을 그대로 넣어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제품명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식품안전나라에는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 목록도 따로 있고,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에 근거해 위해 우려가 있는 원료나 성분을 지정한다. 같은 성분이 들어간 다른 브랜드 제품이라면 차단목록에 이름이 없어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성분표의 주요 원료를 한두 개라도 검색해 보는 편이 낫다.
수량도 함께 봐야 한다.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안내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자가사용 인정 기준은 총 6병이다. 이 기준 안에 들어도 건강기능식품은 목록통관에서 빠지고 일반 수입신고로 통관된다고 안내한다. 같은 안내는 소가죽 유래 성분이나 의약품 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통관이 제한된다고 적고, 원료 성분을 먼저 식약처에 질의해 보라고 권한다.
의약품: 6병 기준과 예외 성분
일반의약품의 자가사용 기준도 관세청 FAQ에서 총 6병으로 안내된다. 다만 6병을 넘더라도 의약품 용법상 3개월 복용량까지는 인정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은 처방전에 정해진 수량만 통관된다고 적혀 있어서, 처방이 필요한 약을 처방전 없이 직구하는 일은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는 편이 맞다.
면세 범위 안의 물품이라도 따로 요건 확인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 관세청 안내는 국제 멸종위기종 거래 규제 대상 성분이 들어간 물품, 식약처가 수입 불허나 유해 통보를 한 품목, 겉포장의 성분 표시가 불명확한 물품, 에페드린이나 슈도에페드린 등이 들어간 단일 완제의약품을 예로 든다. 감기약이나 코막힘 약 중에는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제품이 있으니 성분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기가 들어간 가공식품과 반려동물 간식
의외로 많이 막히는 것이 육가공품이다. 인터넷우체국의 국제우편물 검역 안내는 대부분의 육류와 육가공품, 동물성 성분이 든 사료와 알 등은 국제우편으로 수입이 불가하다고 설명하고, 예로 소고기가 들어간 카레와 수프, 소시지, 햄, 육포, 고기 성분이 든 과자와 라면, 동물성 성분이 든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을 든다. 검역에서 불합격하면 반송이나 소각으로 처리된다고 한다.
특송으로 들어오는 물건은 절차가 조금 다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특급탁송화물 검역 안내를 보면 검역 대상으로 분류된 물품은 검역 신청과 서류 심사, 현물 검사를 거치고, 수출국의 검역증명서나 열처리증명서 같은 서류가 요구될 수 있다. 개인 구매자가 이런 서류를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고기 성분이 든 간식이나 사료는 국내 정식 수입품을 사는 쪽이 낫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가축 질병이 생긴 국가에 따라 수입 금지 지역이 수시로 바뀌니, 검역본부의 품목별 수입가능지역도 함께 보아야 한다.
블루투스·와이파이 기기: 모델별 1대
전파를 쓰는 기기는 원래 국내에서 적합성평가를 받아야 판매하거나 수입할 수 있다. 다만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의 해외직구 안내는 전파법과 시행령 별표를 근거로, 판매 목적이 아니라 개인이 사용하려고 들여오는 기자재는 모델별 1대에 한해 적합성평가가 면제된다고 설명한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무선 키보드를 직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면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은 1대라는 숫자다. 같은 모델을 가족 몫까지 여러 대 한꺼번에 사면 면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고, 면제로 들여온 기기를 중고로 되파는 것은 판매 목적의 유통으로 볼 여지가 있다. 같은 안내에는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의 안전인증과 관련해 구매대행 업자의 의무도 함께 나오니, 구매대행을 쓸 때는 대행 업체 안내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화장품과 술은 조금 다르게 본다
화장품은 모두가 걸리는 품목은 아니다. 관세청 안내의 목록통관 배제 목록에서 화장품은 기능성 화장품, 태반 함유 화장품, 스테로이드제 함유 화장품, 성분 미상 등 유해 화장품으로 범위가 좁혀져 있다. 일반 스킨케어 제품과 미백이나 주름 개선을 내세운 제품의 통관 경로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라, 제품 설명에 기능성 문구가 있거나 성분표가 없는 제품이라면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식품류와 함께 주류와 담배류도 목록통관 배제 대상으로 묶여 있다. 술은 면세 기준과 세율 구조가 일반 물품과 달라서, 이 글의 범위를 넘는 세금 계산은 따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일반 신고 대상이라는 점만 짚어 둔다. 규정만 놓고 보면 확인할 것이 가장 많은 쪽은 먹고 바르는 물건이고, 전자제품은 수량과 용도만 지키면 비교적 단순한 편이라고 본다. 그래서 결제 전 확인에 쓰는 시간도 품목에 따라 다르게 나누는 것이 효율적이다. 영양제나 간식에는 몇 분을 쓰고, 무선 기기는 같은 모델을 몇 대 사는지만 세어 보면 충분하다.
품목별로 어디서 확인할까
지금까지 나온 확인처를 한 표로 묶으면 아래와 같다. 각 기관의 화면 구성과 메뉴 이름은 바뀔 수 있어서, 메뉴 위치보다 어떤 내용을 찾아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적었다.
| 품목 | 먼저 볼 곳 | 보는 내용 |
|---|---|---|
| 식품·건강기능식품 | 식품안전나라 해외직구 위해식품 차단목록 | 제품명·검출성분, 반입차단 원료·성분 |
| 의약품 |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FAQ | 자가사용 수량, 요건 확인 대상 성분 |
| 육류·육가공품·펫푸드 | 농림축산검역본부 | 검역 대상 여부, 우편·특송별 반입 조건 |
| 무선 전자제품 |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전파법 해설) | 개인 사용 모델별 1대 면제 범위 |
이해를 돕는 장면 두 개
아래 두 장면은 실제 주문이 아니라 이해를 위해 재구성한 예시다.
첫 번째는 해외 쇼핑몰에서 할인하는 다이어트 보조제를 담은 경우다. 제품명으로 차단목록을 검색해 나오지 않았더라도, 성분표에 반입차단 원료로 지정된 성분이 있다면 결제를 멈추는 것이 맞다. 두 번째는 반려견 간식으로 소고기 육포를 담은 경우다. 가격이 싸도 검역 대상이라 통관이 어렵고, 우편으로 오면 반송이나 폐기될 수 있으니 처음부터 장바구니에서 빼는 편이 낫다.
결제 직전에 하는 다섯 가지 확인
정리하면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물건이 네 묶음 중 어디에 속하는지 보고, 식품이나 영양제라면 식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과 성분을 검색한다. 그다음 6병이나 모델별 1대 같은 수량 기준 안에 드는지 세어 보고, 배송이 우편인지 특송인지 확인한다. 그래도 애매하면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식약처, 검역본부에 미리 묻는 것이 결제 후에 되돌리는 것보다 훨씬 쉽다.

이 기준들은 고시 개정이나 해외 위해 정보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이 글은 쓰는 시점의 공개 안내를 정리한 것이니, 실제로 결제하기 전에는 위 기관 사이트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보길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차단목록 검색 한 번이 반송비 수만 원을 아끼는 가장 싼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글
3편. 목록통관과 일반신고는 뭐가 다를까? 배제 품목 보는 법
반입이 가능한 물건이 목록통관과 일반 수입신고 중 어디로 가는지 다룬 글이다.
2편. 통관 문자가 왔을 때, 지금 뭐가 진행 중인 걸까?
통관 진행 문자의 단계별 뜻을 읽는 글이다.
다음 글
해외 쇼핑몰 결제창에서 원화로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달러로 결제할 때와 무엇이 달라지는지, 같은 금액으로 비교해 본다.
참고
- 관세청, 특송물품 통관(목록통관 배제대상 물품)
-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FAQ,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의 자가사용 인정 기준
-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FAQ, 외국에서 의약품(건강기능식품) 구매 시 통관 절차
- 식품안전나라, 해외직구 위해식품 차단목록
- 식품안전나라, 해외직구식품 국내 반입차단 원료·성분
- 공공데이터포털,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외직구 위해식품 차단정보
- 인터넷우체국 EMS, 국제우편물 동·식물 검역 안내
- 농림축산검역본부, 특급탁송화물 검역
-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축산물 품목별 수입가능지역
-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해외직구 구매물품 정하기(전파법 적합성평가 면제)
이 글은 공개된 기관 안내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다. 개별 제품의 반입 가능 여부는 해당 기관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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